"인생은 짧고 예술은 영원하다."
그만큼 예술은 무한한 생명력을 갖는다. 그러니 성전에 바쳐진 예술은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! 분당성요한성당 소성당의 고해소 문은 그러한 의미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. 일반적으로 성 미술에서 다루지 않았던, 그러나 믿음의 생활 중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고해성사는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은혜로운 장소이다. 그러한 고해소라 일반적인 엄숙함에서 조금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죄를 고백할 수 있게 고해소 문을 제작하였다. 우선 고해성사를 하기 위해서 그 앞에 서 있는 동안 마음에 안정을 주기 위하여 전반적으로 차분한 톤으로 가라앉게 하였고, '가득한 성령'이라는 주제로 포근히 감싸 안아주는 느낌을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. 특히 고해소의 신부님 방 문은 빛이 방으로 비쳐져 신부님께서 고해성사를 행하시는데 있어 성령의 빛이 안으로 비출 수 있도록 스테인드글라스로 제작하였다.
전반적으로는 형태상의 안정감을 주기 위하여 좌우대칭으로 배치하였다. 고해성사를 하는 동안 고해소 문의 안쪽에는 죄를 고함에 있어서 예수님이 지켜 주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양쪽 방에 예수님 얼굴을 설치하였다.
'십자가의 길'이라고 하면 우리는 우선 전통적으로 예루살렘의 길거리에서 하는 십자가의 길을 생각한다. 예루살렘에 있는 십자가의 길을 바탕으로 천주교회에서도 기도서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넣었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그 기도를 바쳐왔다.
그런데 1991년 성 금요일에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 로마의 꼴로세움에서 하셨던 십자가의 길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. 조각가인 포교 성 베네딕토회 김미영 비타 수녀님이 교황 요한바오로 2세께서 하셨던 십자가의 길을 토대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. 이 십자가의 길은 교회에 오랫동안 전승으로 내려오던 항목들(예수님께서 세 번이나 넘어지심, 길에서 성모님을 만나심, 베로니카가 예수님의 얼굴을 씻어드림)이 빠지고, 마르코 복음을 토대로 하여 성서에 나오는 대목들로만 십자가의 길을 꾸민 것이다. 우리는 이 십자가의 길을 통하여 성서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고통스러운 길을 함께 묵상할 수 있을 것이다.
성서묵상을 통한 「십자가의 길」 책머리에서